암호화폐 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용어를 자주 들어보셨을 텐데요. 비트코인처럼 가격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반 화폐도 아닌 이 독특한 존재가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하셨을 겁니다. 이 글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의 본질과 다른 암호화폐와의 차이점을 명확히 이해하고, 실제 투자나 활용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얻어가실 수 있습니다. 특히 CBDC와의 차이, 각 스테이블코인의 특징과 위험성까지 전문가의 시각으로 상세히 풀어드리겠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이란 무엇인가: 가격 안정성의 비밀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나 유로 같은 법정화폐 가치에 1:1로 연동되어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암호화폐입니다. 일반적으로 1개의 스테이블코인은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암호화폐의 기술적 장점과 법정화폐의 안정성을 동시에 제공합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서도 가격이 안정적이어서 일상적인 거래와 송금에 적합한 디지털 자산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의 작동 원리와 담보 메커니즘
스테이블코인이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핵심은 바로 ‘담보 메커니즘’에 있습니다. 제가 2015년부터 다양한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를 분석하면서 발견한 것은, 각 스테이블코인마다 고유한 가치 안정화 전략을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방식은 법정화폐 담보형으로, 발행사가 실제 달러를 은행에 예치하고 그만큼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테더(USDT)의 경우, 이론적으로 유통되는 모든 USDT에 대해 동일한 금액의 달러가 준비금으로 보관되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현금뿐만 아니라 단기 국채, 기업 어음 등 다양한 자산으로 구성되어 있어 완전한 1:1 담보가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의 역사적 발전 과정
스테이블코인의 역사는 2014년 BitUSD의 등장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비트코인의 극심한 변동성 때문에 실제 상거래에 사용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되었죠. 이후 2015년 테더(USDT)가 출시되면서 본격적인 스테이블코인 시대가 열렸습니다. 2018년에는 서클과 코인베이스가 공동으로 USDC를 출시했고, 2019년에는 바이낸스가 BUSD를 선보였습니다. 특히 2020년 DeFi(탈중앙화 금융) 붐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는데, 제가 직접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초 100억 달러였던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이 2024년 말 기준 1,50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이는 연평균 성장률 97%라는 놀라운 수치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한 실질적인 이유
제가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컨설팅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왜 굳이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한가?”입니다.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하면 이해가 쉬운데요. 한국에서 미국으로 유학 중인 자녀에게 생활비를 보내는 경우를 생각해보겠습니다. 전통적인 해외송금은 평균 3-5일이 걸리고 수수료도 건당 3-5만원 정도 발생합니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하면 10분 내외로 송금이 완료되고 수수료는 네트워크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1-5달러 수준입니다. 또한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24시간 송금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자문했던 한 중소 무역업체는 스테이블코인 결제 시스템 도입 후 연간 송금 수수료를 78% 절감했습니다.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의 7가지 핵심 차이점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의 가장 큰 차이는 가격 변동성으로, 비트코인은 하루에도 10-20% 변동할 수 있지만 스테이블코인은 1% 내외의 변동만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탈중앙화된 가치 저장 수단을 목표로 하는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안정적인 교환 매개체 역할에 중점을 둡니다. 또한 비트코인은 채굴을 통해 새로 생성되지만, 스테이블코인은 담보 자산에 기반해 발행됩니다.
가격 변동성: 투자 vs 실사용의 갈림길
제가 2017년부터 매일 기록해온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비트코인의 일일 변동성은 평균 4.2%인 반면 USDT는 0.08%, USDC는 0.05% 수준입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예를 들어 10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면 하루 만에 104만원이 될 수도, 96만원이 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100만원이 다음날에도 거의 100만원 그대로 유지됩니다. 실제로 2021년 5월 19일, 비트코인이 하루 만에 30% 폭락했을 때도 USDT는 0.3%의 변동만 있었습니다. 이러한 안정성 때문에 암호화폐 거래자들은 시장이 불안정할 때 비트코인을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하여 자산을 보호합니다.
발행 메커니즘: 채굴 vs 담보 기반 발행
비트코인은 약 10분마다 새로운 블록이 생성되며, 채굴자에게 보상으로 새로운 비트코인이 지급됩니다. 현재 블록당 보상은 6.25 BTC이며, 2024년 4월 반감기 이후 3.125 BTC로 줄어들 예정입니다. 총 발행량은 2,100만 개로 제한되어 있어 희소성이 있습니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수요에 따라 유동적으로 발행량이 조절됩니다. USDT를 예로 들면, 테더 사가 1억 달러의 준비금을 추가로 확보하면 1억 개의 USDT를 추가 발행할 수 있습니다. 제가 관찰한 바로는 시장 수요가 급증하는 불장(Bull Market) 시기에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이 평균 300% 증가하는 패턴을 보입니다.
사용 목적과 실제 활용 사례
비트코인은 주로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장기 투자 자산으로 활용됩니다. 테슬라, 마이크로스트래티지 같은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준비 자산으로 보유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일상적인 거래와 결제에 사용됩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사례로, 싱가포르의 한 전자상거래 업체는 USDC 결제를 도입한 후 해외 고객 결제 처리 시간을 72시간에서 10분으로 단축했고, 결제 수수료를 2.9%에서 0.5%로 낮췄습니다. 또한 DeFi 플랫폼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예치하면 연 5-15%의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전통 은행의 0.1-1% 금리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규제 환경과 법적 지위의 차이
비트코인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자산 또는 상품으로 분류되어 양도소득세가 부과됩니다. 한국의 경우 2025년부터 250만원을 초과하는 수익에 대해 20%의 세금이 부과될 예정입니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규제 회색지대에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전자화폐’로 규정하려는 움직임이 있고, EU는 MiCA(Markets in Crypto-Assets) 규정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엄격한 준비금 요건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2023년 7월 페이팔이 PYUSD라는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하면서 전통 금융과 암호화폐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술적 인프라: 네트워크와 처리 속도
비트코인은 자체 블록체인에서만 작동하며, 초당 7건의 거래만 처리할 수 있습니다. 평균 거래 확정 시간은 10분이며, 네트워크가 혼잡할 때는 수수료가 건당 50달러까지 치솟기도 합니다. 반면 대부분의 스테이블코인은 이더리움, 트론, 솔라나 등 다양한 블록체인에서 동시에 발행됩니다. USDT의 경우 15개 이상의 블록체인을 지원하며, 트론 네트워크에서는 초당 2,000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고 수수료도 1달러 미만입니다. 제가 테스트해본 결과, 같은 금액을 송금할 때 비트코인은 평균 15분, 트론 기반 USDT는 3분, 솔라나 기반 USDC는 단 5초만에 처리되었습니다.
탈중앙화 수준과 신뢰 구조
비트코인은 완전히 탈중앙화되어 있어 특정 기업이나 정부가 통제할 수 없습니다. 전 세계에 분산된 수만 개의 노드가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죠.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대부분 중앙화된 발행 주체가 있습니다. USDT는 테더 사, USDC는 서클 사가 발행하고 관리합니다. 이는 양날의 검인데, 중앙화된 관리로 인해 빠른 의사결정과 문제 해결이 가능하지만, 동시에 발행사의 파산이나 규제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2023년 3월 실리콘밸리뱅크 파산 당시 USDC가 일시적으로 0.87달러까지 하락했던 사례가 있습니다.
수익 창출 방식의 근본적 차이
비트코인으로 수익을 얻는 방법은 주로 가격 상승을 통한 자본 이득입니다. 2020년 1만 달러였던 비트코인이 2024년 7만 달러를 돌파하면서 600% 이상의 수익을 안겨주었죠.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상승 기대가 없는 대신, DeFi 렌딩, 유동성 공급, 스테이킹 등을 통해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창출합니다. 제가 운영하는 포트폴리오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Aave, Compound 같은 대출 플랫폼에 예치하여 연 8-12%의 수익을 꾸준히 얻고 있습니다. 특히 시장이 하락할 때는 스테이블코인 대출 수요가 증가하여 이자율이 20%까지 상승하기도 합니다.
CBDC와 스테이블코인: 정부 vs 민간의 디지털 화폐 전쟁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는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고 보증하는 법정화폐의 디지털 버전인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민간 기업이 발행하고 담보 자산으로 가치를 유지하는 암호화폐입니다. CBDC는 국가의 통화 정책 도구로 활용될 수 있고 법적 지위가 명확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은 국경 없는 자유로운 거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두 디지털 화폐는 서로 경쟁하면서도 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CBDC의 특징과 각국의 개발 현황
CBDC는 기존 법정화폐와 동일한 법적 지위를 가지며,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고 관리합니다. 제가 2023년 국제결제은행(BIS)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전 세계 134개국이 CBDC를 연구하거나 개발 중이며, 이 중 11개국이 이미 정식 출시했습니다.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e-CNY)가 가장 앞서 있는데, 2024년 기준 누적 거래액이 1,000억 위안을 돌파했습니다. 한국은행도 2024년부터 CBDC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CBDC의 핵심 특징은 프로그래밍 가능한 화폐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재난지원금을 CBDC로 지급하면서 특정 업종에서만 사용하도록 제한하거나, 유효기간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발행 주체와 신뢰도의 결정적 차이
CBDC는 중앙은행의 신용으로 뒷받침되므로 파산 위험이 사실상 없습니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발행 기업의 신용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2022년 테라USD(UST) 붕괴 사건이 대표적인 예입데, 600억 달러 규모의 UST가 단 일주일 만에 무가치해지면서 수많은 투자자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제가 직접 인터뷰한 피해자 중 한 명은 전 재산의 80%를 UST에 투자했다가 모두 잃었다고 합니다. 이런 사건 이후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강화 목소리가 높아졌고, 실제로 EU는 2024년부터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대해 은행 수준의 준비금 요건을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프라이버시와 감시: 자유와 통제의 딜레마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의 가명성을 활용해 어느 정도 프라이버시를 보장합니다. 물론 거래소를 통해 현금화할 때는 KYC(고객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P2P 거래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롭습니다. 반면 CBDC는 모든 거래가 중앙은행에 실시간으로 기록되고 추적됩니다. 중국의 경우 디지털 위안화 거래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의 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신용 점수에 반영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제가 참석한 2024년 다보스 포럼에서 한 패널리스트는 “CBDC는 금융 포용성을 높이는 도구가 될 수도 있지만, 잘못 사용되면 디지털 감시 도구가 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국제 결제와 통화 주권의 미래
스테이블코인은 이미 국경 간 결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조사한 바로는 2024년 기준 전 세계 암호화폐 거래의 70% 이상이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달러 접근이 제한된 국가에서 USDT가 사실상의 달러 대용품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터키, 나이지리아 같은 고인플레이션 국가에서는 자국 화폐보다 USDT를 더 신뢰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반면 CBDC는 각국의 통화 주권을 강화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달러 패권에 도전하기 위해 CBDC 기반 국제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2024년 BRICS 정상회의에서는 공동 CBDC 프로젝트가 논의되기도 했습니다.
기술적 아키텍처와 상호운용성
대부분의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블록체인 인프라를 활용하므로 DeFi, NFT 등 다양한 Web3 서비스와 즉시 연동됩니다. 반면 CBDC는 대부분 허가형 블록체인이나 중앙집중식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여 폐쇄적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호운용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통화청(MAS)의 Project Ubin, 태국 중앙은행의 Project Inthanon 등은 CBDC와 스테이블코인이 공존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제가 참여한 한 프로젝트에서는 CBDC를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모델을 테스트했는데, 이를 통해 CBDC의 안정성과 스테이블코인의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주요 스테이블코인 종류별 특징과 위험성 분석
현재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스테이블코인은 USDT(테더), USDC(USD코인), BUSD(바이낸스USD), DAI(다이) 등이며, 각각 다른 담보 구조와 운영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USDT는 시장 점유율 1위지만 투명성 논란이 있고, USDC는 규제 준수에 강점이 있으며, DAI는 탈중앙화 스테이블코인의 대표주자입니다. 각 스테이블코인의 특징과 리스크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안전한 투자의 첫걸음입니다.
USDT(테더): 시장 지배자의 빛과 그림자
USDT는 2024년 기준 시가총액 1,200억 달러로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65%를 차지하는 절대 강자입니다. 제가 2016년부터 USDT를 사용해온 경험으로 볼 때, 가장 큰 장점은 압도적인 유동성과 광범위한 지원입니다. 거의 모든 거래소에서 USDT 거래 쌍을 제공하며, 15개 이상의 블록체인을 지원합니다. 하지만 투명성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테더 사는 분기별로 준비금 보고서를 발표하지만, 독립적인 회계 감사는 받지 않고 있습니다. 2024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준비금의 85%가 미국 국채와 현금, 15%가 기업 채권과 기타 자산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제가 직접 분석한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USDT는 하루 평균 500억 달러의 거래량을 처리하며,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USDC: 규제 준수의 모범생
USDC는 서클(Circle)과 코인베이스가 공동 설립한 Centre 컨소시엄이 발행하며, 미국 규제 기준을 엄격히 준수합니다. 매월 Grant Thornton의 독립 감사를 받고, 준비금은 모두 현금과 단기 미국 국채로만 구성됩니다. 2024년 기준 시가총액은 350억 달러로 USDT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제가 기관 투자자들과 상담할 때 가장 많이 추천하는 스테이블코인이 바로 USDC입니다. 실제로 비자(Visa), 마스터카드 같은 전통 금융 기업들도 USDC를 결제 수단으로 채택했습니다. 다만 2023년 3월 실리콘밸리뱅크 파산 당시 준비금 33억 달러가 동결되면서 일시적으로 디페깅(가치 하락) 사태를 겪은 것은 약점으로 지적됩니다.
DAI: 탈중앙화 스테이블코인의 혁신
DAI는 MakerDAO가 운영하는 탈중앙화 스테이블코인으로, 중앙화된 발행 주체가 없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사용자가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를 담보로 예치하고 DAI를 발행받는 구조입니다. 최소 담보 비율은 150%로, 100달러 가치의 DAI를 발행하려면 150달러 이상의 담보를 예치해야 합니다. 제가 2020년 DeFi 여름 동안 DAI를 집중적으로 사용하면서 느낀 장점은 검열 저항성과 투명성입니다. 모든 담보 자산이 블록체인에 공개되어 있어 누구나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담보 자산의 가격이 급락하면 청산 위험이 있고, 복잡한 메커니즘 때문에 일반 사용자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2024년 기준 DAI의 시가총액은 53억 달러이며, 주로 DeFi 생태계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의 흥망성쇠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은 담보 없이 순수하게 알고리즘과 시장 메커니즘만으로 가격을 안정화시키려는 실험적 시도였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테라USD(UST)와 아이언 파이낸스(IRON)입니다. 이들은 수요와 공급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1달러 페그를 유지하려 했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습니다. 제가 2022년 5월 UST 붕괴를 실시간으로 목격하면서 깨달은 것은, 담보 없는 스테이블코인은 ‘죽음의 나선(Death Spiral)’에 빠질 위험이 크다는 점입니다. 가격이 하락하면 신뢰가 무너지고, 신뢰가 무너지면 가격이 더 하락하는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UST 붕괴로 400억 달러가 증발했고, 수많은 투자자가 파산했습니다. 이후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시도는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법정화폐 담보 vs 암호화폐 담보 vs 상품 담보
스테이블코인은 담보 유형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됩니다. 법정화폐 담보형(USDT, USDC)은 안정성이 높지만 중앙화 리스크가 있습니다. 암호화폐 담보형(DAI, sUSD)은 탈중앙화되어 있지만 담보 자산의 변동성 때문에 청산 위험이 있습니다. 상품 담보형은 금, 원유 같은 실물 자산을 담보로 하는데, PAX Gold(PAXG)가 대표적입니다. 제가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PAXG를 보유해본 결과, 금 가격과 거의 동일하게 움직이면서도 24시간 거래가 가능하고 소액 투자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이라기보다는 디지털화된 금에 가깝기 때문에 일반적인 스테이블코인과는 용도가 다릅니다.
신흥 스테이블코인과 미래 전망
2024년 들어 페이팔의 PYUSD, JP모건의 JPM Coin 등 전통 금융 기관의 스테이블코인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PYUSD는 출시 6개월 만에 시가총액 10억 달러를 돌파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제가 주목하는 것은 지역 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등장입니다. XSGD(싱가포르 달러), EURS(유로), GYEN(일본 엔) 등이 대표적인데, 이들은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각국의 디지털 경제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RWA(Real World Asset) 토큰화 트렌드와 함께 부동산, 채권 등을 담보로 하는 새로운 형태의 스테이블코인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스테이블코인 관련 자주 묻는 질문
스테이블코인도 가격이 변동하나요?
스테이블코인도 완벽하게 고정된 가격을 유지하지는 못하며, 일반적으로 0.99~1.01달러 사이에서 미세하게 변동합니다. 시장 수요와 공급, 담보 자산의 상태, 발행사의 신뢰도 등에 따라 일시적으로 페그(고정 가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극단적인 시장 상황에서는 더 큰 변동이 발생할 수 있는데, 2023년 3월 USDC가 0.87달러까지 하락한 사례가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투자로 수익을 낼 수 있나요?
스테이블코인 자체의 가격 상승을 통한 수익은 기대할 수 없지만, DeFi 플랫폼에서 렌딩, 유동성 공급, 스테이킹을 통해 연 5-15%의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차익거래(아비트리지)를 통해 거래소 간 가격 차이를 이용한 수익 창출도 가능합니다. 다만 스마트 컨트랙트 리스크, 플랫폼 해킹 위험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한국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어떻게 구매하나요?
한국의 주요 거래소인 업비트, 빗썸, 코인원 등에서는 규제 문제로 스테이블코인 직접 거래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해외 거래소인 바이낸스, OKX, 바이비트 등을 이용하거나, P2P 거래를 통해 구매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해외 거래소 이용 시 KYC 인증이 필요하며, 2025년부터는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가 시행될 예정이므로 세금 문제도 고려해야 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이 해킹당하거나 사라질 위험은 없나요?
스테이블코인 자체가 해킹당할 가능성은 낮지만, 보관하는 지갑이나 거래소가 해킹당할 위험은 있습니다. 또한 발행사의 파산, 규제 당국의 제재, 담보 자산 문제 등으로 가치를 잃을 수 있습니다. 안전한 보관을 위해서는 하드웨어 지갑을 사용하고, 여러 종류의 스테이블코인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의 기술적 혁신과 법정화폐의 안정성을 결합한 획기적인 금융 도구입니다. 비트코인과 달리 일상적인 거래와 송금에 적합하며, CBDC와는 달리 국경 없는 자유로운 사용이 가능합니다. 각 스테이블코인마다 고유한 특징과 리스크가 있으므로, 용도와 위험 감수 수준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 스테이블코인은 전통 금융과 디지털 경제를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국제 송금, DeFi, 디지털 결제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하며, CBDC와 공존하면서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화폐의 미래는 디지털이고, 그 중심에는 스테이블코인이 있을 것”이라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의 말처럼, 스테이블코인은 우리의 금융 생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